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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생소하고 과감한 예측불허 투구 패턴 분석.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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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10-10 03:11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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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 경기에 시즌 11번째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7과⅔이닝 동안 산발 4안타만 내주며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역투를 펼쳤습니다. 2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아쉬운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 7개를 잡으며 2루까지 딱 두 명의 주자만 진루시키는 놀라운 피칭을 과시했습니다. 3루는 아예 한 명도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투구수는 106개였고 스트라이크가 70개, MLB 전체 1위인 시즌 평균자책점은 1.48로 더 낮췄습니다. 특히 5월에만 5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0.59라는 보고도 믿기 어려운 기록을 작성해 사실상 '이달의 투수'를 예약했습니다. 류현진에 이어 나온 마무리 젠센이 아웃 카운트 4개를 잘 처리했고, 9회에 1점을 보태면서 다저스는 2-0으로 신승했습니다. 지난 10경기 연속 4득점 이상, 총 60득점을 했던 메츠 타선은 이날 단 1점도 뽑지 못했습니다.

이날도 8회초 2사 주자 1루에서 교체되자 다저스타디움의 4만7948명 관중들에게 일제히 기립박수를 받은 류현진. 요즘 류현진은 기립박수 단골 투수가 됐습니다.

1-0의 팽팽한 승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을 과시한 류현진의 이날 피칭을 타자별 승부로 복기해보려고 합니다. 왜 도대체 메이저리그의 최고 타자들이 쩔쩔매며 구속으로 보면 평균 이하인 이 투수를 공략하지 못하는지 궁금합니다.

첫 대결은 몸쪽 떨어지는 공에 삼진, 두번째는 커브에 타이밍 뺐겨 뜬 공   ⓒMLB.com

먼저 신인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피트 알론소와의 승부를 살펴보겠습니다.

24세 1루수 알론소는 이날 경기 전까지 19홈런, 43타점, 52안타, 31장타, 장타율 .624 등 거의 전 부문에서 NL 루키 최고 성적으로 올리고 있는 우타자입니다. 뉴욕 메츠의 루키 전반기 최다 홈런 기록을 진즉에 갈아치웠고(1965년 론 스워보가 15홈런), 1983년 대럴 스트로베리가 세운 메츠 루키 26홈런 기록도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9경기에서 5홈런의 기세를 올린 알론소를 2회초 선두 타자로 만난 류현진.

그림을 보시면 초구는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118km의 느린 커브였습니다. (재밌는 것은 이날 1회초 메츠 1번 타자 로사리오에게도 116km의 느린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는데, 깜짝 놀란 로사리오는 더그아웃을 쳐다보며 ‘이게 무슨 일?’하는 순간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날 경기 초구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알론소를 상대로 2구째 류현진은 더 느린 114km 커브를 던진 것이 살짝 높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류현진이 메츠 타자를 상대로 구종에 무관하게 높은 공을 아주 많이 던졌다는 점입니다. 3구째는 몸쪽으로 붙은 138km 커터를 던져 헛스윙으로 볼카운트는 1-2로 유리해지자 4구째는 커터인지 슬라이더인지 헷갈릴 정도의 135km 몸쪽 바닥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습니다.

4회초 1사후에 만난 알론소와 두 번째 승부도 재미있고 좀 아슬아슬했습니다.

초구는 145km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렸습니다. 짐 레이놀즈 구심의 판정이 높은 쪽에 비교적 후한 편이었는데, 류현진은 이를 적절히 이용했습니다. 2구째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알론소가 참아내자 류현진은 여기서 3구째 깜짝 선택인 121km 커브를 꽂았습니다. 바깥쪽 좀 높아 위험했습니다. 그러나 커브를 예측할 수 없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타이밍을 살짝 늦추려던 알론소의 배트에 걸린 공은 우익수 벨린저를 향했습니다. 다소 운도 따랐던 대결이었지만 류현진은 메츠의 가장 강한 타자를 상대로 참 과감한 승부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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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일한 볼넷을 프레이저에게 내줬지만 중요할 때 과감한 승부로 제압했습니다. ⓒMLB.com

이번 원정 시리즈에서 4할2푼9리(14타수 6안타)에 다저스와 대결 첫날 힐에게 홈런을 치기도 한 5번 프레이저와의 승부도 흥미로웠습니다.

2회 첫 타석에서 류현진은 상당히 승부가 조심스럽기도 했고, 제구도 아주 말끔하지는 않아서 오랜만에 볼넷을 내줬습니다. 7구까지 가는 긴 승부였는데 시즌 11경기에서 내준 5번째 볼넷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운데 몰리는 공 하나도 없이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이용했지만 마지막 낮은 공을 프레이저가 참아냈습니다.

4회초 2사에 만난 두 번째 대결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초구 146km 과감한 가운데 스트라이크로 시작했지만 2구째 146km 포심과 3구째 139k 커터를 프레이저가 모두 참아냈습니다. 4구째는 바깥쪽으로 절묘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였지만 5구째 몸쪽으로 떨어뜨린 커터가 낮다는 판정으로 다시 풀카운트. 허를 찌른 초구 외에는 모두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노리는 피칭을 하던 류현진은 여기서 148km의 포심 패스트볼 정면 승부를 선택합니다. ‘또 볼넷을 주느니 차라리 칠 테면 쳐라!’의 과감한 승부에 프레이저는 허공을 가르고 맙니다. 뻔히 승부가 들어올 것을 타자가 아는 가운데서 류현진은 변화구 승부가 아닌 속구로 승부가 기질을 발휘했습니다.

사실 세 번째 대결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알론수가 좌측 2루타를 치며 나가 어찌 보면 이날 최대 위기. 그런데 여기서 류현진은 초구 거의 가운데에서 살짝 바깥에 체인지업을 밀어 넣어 스트라이크를 잡습니다. 아쉬운 입맛을 다시는 프레이저는 2구째 공이 똑같은 127km의 체인지업이 더 가운데로 꽂히자 허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 타자의 머릿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투구 패턴.

그리고 3구째 높은 146km 포심 패스트볼을 보여준 후에 4구째는 몸쪽으로 꽂히는 145km 포심으로 힘없는 투수 직선타를 끌어냈습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득점권 위기에서 5푼4리(37타수2안타)였던 류현진이 또 득점권에서 상대 중심 타자를 무력화시킨 순간이었습니다. (이날 경기 후 득점권 피안타율 5푼)

에차바리와의 2,3번째 대결은 류현진 얼마나 스트라이크존을 다양하고 넓게 쓰는지 보여줍니다.  ⓒMLB.com

마지막으로 에차바리아와의 대결을 살펴보겠습니다.

역시 이번 원정에서 홈런과 2루타 포함해 4할1푼7리(12타수 5안타)의 호조를 보인 2루수 에차바리아를 상대로 첫 타석 내야 뜬공을 잡은 류현진은 5회 두 번째 대결에서 거의 스트라이크존의 절반, 즉 몸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3루 땅볼을 끌어냈습니다. 특히 5구 연속 포심 패스트볼만 던지면서 주로 높은 승부를 펼치다가 마지막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땅볼 유도는 참 영리한 승부였습니다.

그런데 7회 무사 주자 2루에서 투아웃을 잡고 다시 만난 에차바리아와의 승부는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완전히 홈플레이트의 다른 절반, 즉 바깥쪽 승부를 집중적으로 펼쳤습니다. 볼카운트 1-2의 유리한 고지에서 잘 던진 체인지업이 안 먹히자 또 체인지업을 던진 것은 너무 빠졌습니다. 풀카운트의 위기. 그런데 여기서 류현진은 보란 듯이 또 바깥쪽 승부를 겁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같은 코스이긴 했지만 체인지업이 아니라 148.4km의 빠른 공이 보더라인을 찔렀고, 성급히 배트가 나왔지만 힘없는 2루 땅볼이었습니다. 이날 무사 2루의 위기를 이렇게 마감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 빠른 공이 포심이 아닌 꿈틀대는 투심 패스트볼이었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이 투수는 뭐람? 도대체 어떻게 해야 공략이 가능한거야?’

요즘 류현진을 만나는 상대 타자들, 그리고 심지어는 동료 타자들이나 투수들도 혀를 내두르며 공통적으로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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